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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토이 웹툰 작가 일기 - 인간이라 인정받은 날

이야기, 아트토이 공방

by 정 작가 2024. 2. 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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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일기의 내용은 창작 세계관, 창작 인물의 픽션입니다] 

 

오늘은 참 기분이 묘하다..

법원에 다녀와서 방안에 앉아 있는데...

멍한 것과는 또 다른.. 어떤 느낌 이라고 말해야지..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떠다니는데

내 뇌는 정지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아마 내가 컴퓨터였다면 이럴때, 딱! 블루스크린 뜰것 같다.

무려 오년이나 걸린 재판에 판결이 나왔다. 

평소에는 재판 일에도 화상 통화를 이용해서 참석 했는데,

오늘은 최종판결이 나오는 날이라서 특별히 지구에 내려왔다.

 

별로 아는 사람과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패밀리 하우스가 아닌 호텔을 예약 할까 했지만

오늘 패밀리 하우스에 예약 된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그냥 이곳으로 왔다.

이렇게 큰 공간에 혼자 있으니 더 허전한 느낌이 든다.

재판은 끝내고 나오는 길에 인터뷰 해 달라는 기자들이 달라붙었던 걸 생각해 보면

호텔로 안가길 잘한 것도 같다.

 

이제 두세달 뒤면 21 살이 된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법원에서 나는 인간으로 인정 받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의 한 종류로 인정 받았다. 

아주 어릴적 기억은 없으니, 

내가 기억하는 제일 어렸을 때는 언제지.. 한 4살 정도 되려나..

그때부터 따져도 18년을 살았는데,

이제서 오늘부터 너는 인간이라고? 

그럼 난 이제까지 뭐였던거지?? 

참.. 웃기는 짬뽕이다. 

 

 

하긴 처음에 내 존재가 밝혀지고 

뭣도 모르는 과학자라는 것들이 

내 기대 수명은 10년이 넘지 않을 것이라고 떠들어대다가

유전자 측정 기술이 발전하며 체크해보니

일반 인간에 비해서도 훨씬 수명이 긴 850년정도라고 나왔으니..

곧 죽어서 없어질지 모르는 존재를 위해서 재판을 하기보다는 

그냥 천천히 사라지길 기다린 거겠지. 

그래서 이런 판결이 시작되기까지도 내가 10살이 넘어서 시작 된거겠지. 

 

 

AI들의 인격인정과 참정권 운동이 격화되었던 것도 

내 존재를 판가름할 재판을 시작하게 된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하여간 뭔가 기뻐야 하는데.. 기쁘다기 보다는

허무함이, 공허함이 마음속에 한가득이다. 

재판 끝나자 마자 화상통화를 한 정박사님은 

이런날 혼자있지 말고 빨리 달 기지로 돌아오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냥 오래간만에 지구에 온김에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어디를 가고 싶은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오늘은 나에게도, 인류의 역사에도 아주 큰 의미를 남긴 날이다. 

인류 최초의 하이브리드 생명체에게 인류의 범주로 인정한다는 선언이 나온날이다. 

그것도 인권 관련해서 보수적인 편이라는 뉴욕 법원에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무얼 하면서 살아야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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