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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토이 웹툰 작가 일기 - 바닥에 늘어붙은 자국을 지우다 보니...

이야기, 아트토이 공방

by 정 작가 2024. 1. 2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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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이사를 가게 된다.

그래서 하루에 조금씩 서랍장도 뒤집고, 옷장도 뒤집고

이사 갈 때 가져 가지 않은 물건들을 정리해서 버리고 있다.

우리 집에 굉장히 큰 어린이 놀이터가 있었다.

큰 식당 같은 곳에 가면,

한쪽 구석에 부모님들 밥 편히 먹으라고 설치해놓은 

대형 구조물 말이다. 

집에 그런 걸 설치 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나같은 사람이다. 

이사를 가는 집은 지금보다 작아서 짐을 많이 줄여야 한다. 

아이들이 많이 아쉬워 하기는 했지만

그래 놀이터도 처분하고 가기로 했다.

당근 마켓에 올려 놓고 구매자를 구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새로운 주인을 만나 놀이터가 집을 떠나고, 아이들이 엉엉 울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 때 아래층으로 소음이 전달 되지 않도록

바닥에 놀이매트를 깔아 놓았는데,

거의 2년 만에 그 매트를 들어 올렸다.

으악.... 

놀이매트의 표면 코팅이 바닥에 늘어붙어서 쩌저저적 하고 매트에서 떨어져 나왔다. 

마루바닥은 엉망진창이었다.

소음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처사이긴 했지만,

그리고 중간에 들어 올려서 청소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너무 오랫동안 방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서 후회 라고 해야 하나..

반성이라고 해야 하나...

나이가 40 넘었는데,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한 내 자신에 대해서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

다행히 바닥에 늘어 붙은 놀이매트 의 코팅은

물티슈로 힘 주어서 비비니까 잘 떨어져 나왔다.

몇 시간에 걸려서 그것을 다 닦아 내는 동안에

손톱이 빠질 것 같이 아팠지만

앓던 이를 뽑은 것처럼 시원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 자신도 너무 오랜 세월 그냥 방치해 둔 것이 아닌가...

나는 꿈이 있고 목표가 있다고 생각만 하면서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그냥 세월이 흘러 가는 대로 같이 흘러 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매트를 덮어 두고 윗면에서는 신나게 놀고 아무 문제 없어 보였지만

그 아래 바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이렇게 무시 무시 했는데,,,

그건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냥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라는 사람의 부분도 이렇게 고여서 썩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어딘가 내가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바닥에 끈적끈적하게 늘어 붙어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런 거라면 빨리 찾아서

손톱이 빠지는 게 아니라 손 하나를 잃는 한이 있어도 

다 닦아내야만 하는건 아닐까? 

너무 늦게 전에 말이다. 

 

세상에 너무 조급하게만 생각 해서도 안 되지만

이제 청년기 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은

나에게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 않다. 

노년기에 접어든다고 도전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때도 나는 계속 도전 할 것이다.

하지만 청년기에 할 수 있는 도전 있고, 노년기에도 할 수 있는 도전이 있다.

쩍쩍 달라붙어 있는 묵은 때는 날려버리고 

올해는 더 멋지게 살아보자!! 좀 더 재미있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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