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7년 정도가 지났다.
그 동안에 나는 주부로 살았다.
주부 + 바리스타로 살다가,
하던 가게를 접고나서 그냥 주부로 살게 된지도 만 2년이 넘었다.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있거나
아이들 챙겨서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내고
자유시간이 생긴다고 해도, 아이들 하원 시간을 잘 보며 돌아와야 했다.
해질무렵 아이들과 떨어져서 있었던 적이 거의 없다.
주말에는 와이프가 집에서 같이 놀거나
어딘가 나들이를 가기는 하지만 그때도 해질녘에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은 마찬가지.
오늘 아이들이 방학이고, 와이프도 연차를 내서
나 혼자 집 밖에 나가서 자유시간을 보냈다.
친구 회사앞에가서 같이 밥도 먹고,
유튜브에서 맛있다던 커피숍에도 가보고,
평소에 좋아하던 평양냉면 집에서 저녁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는 길이 어둑 어둑한데,
그때 퇴근해서 집으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 무리에 끼어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데 나도 왠지 퇴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그 감정이
나에게는 아주 낯선 색다른 느낌을 주는 하루의 마무리였다.
어느덧 아이들이 없는 해질녘이 나에게 너무 어색한 것이 되어 버렸다.
첫째가 초딩이 된다.
딸 아이라서 아빠 보다는 엄마 손이 더 필요할 순간이 점점 많아진다.
그래서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퇴사를 하고 내가 다시 일을 할까?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가게를 닫고 코로나로 몇년을 쉬었고,
그 가게를 했던 것 까지 치면 나의 경력은 말 그대로 단절 되었다.
지금와서 내가 다시 취업을 한다면… 좋은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창업을 하는것도 당연히 쉬운일은 아니다.
이제 내가 이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익숙해 져야 하는
그런 타이밍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집에 와보니 둘째 꼬마가 평소보다 빨리 잠이 들어있다.
그래서 더 더욱이 어색한 저녁시간이다.
이 순간의 미묘한 감정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오늘의 일기로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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