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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토이 웹툰 작가 일기 - 정확히 젖꼭지를 찔러보자

이야기, 아트토이 공방

by 정 작가 2024. 2. 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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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나는 핵심에서 조금 벗어난, 빗나간 설정을 하며 살아온 것 같다.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 했던 일은 카페를 운영 하는 것이었다.
직원이 있을 때도 있었고 혼자 할 때도 있었다.
어찌됐건 카페 앉아서 손님을 맞고 음료를 만드는 일이 나에게 가장 익숙한 일이다.
우리 8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일을 했다.
재미있는 건 처음 시작할 때, 내가 카페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부동산 사업을 하고 싶었다.
자본이 모잘랐고,
나중에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테넌트가 구해지지 않을 것을 대비하여
다양한 유통업 자영업을 경험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카페를 시작했다.
어쩌면 카페가 아닌 편의점이 됐을 수도 있다.
그렇게 약간 포인트가 엇나간 선택이 나의 인생중에 오랜 시간 잡아먹었다.
그 이후에 정말 부동산 일도 하게 되었다.
꼬마빌딩 세입자 관리를 하고, 한 층에서 쉐어하우스도 운영 했다.
카페를 계속 운영하면서, 3가지 사업을 동시에 했다.
지금은 그 3가지 모두를 그만 둔 상태이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부동산 이라는 필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도전 하던 중에 포기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댈 것도 없이, 내 역량이 부족 했기 때문이다.

이후로 몇 년간 집에서 글도 쓰고
트레이딩을 주업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애시당초 꿈꾸었던 부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포기한 건 아니었다.
부동산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 하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
다른 방법을 찾아 본 것이다.
그리고 트레이딩, 투자에 대한 일들은 현재 진행형 이다.

요즘 들어서
방구석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는지
새로운 일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트레이딩을 하는 방식에도 나만의 패턴이 생겨서
예전처럼 하루 종일 차트를 들여다 보고 있지 않아도 된다.
조금은 숨통이 트이고 여유가 생겼다.
아이들도 조금 커서 손이 덜 가기 시작했다.
회사를 다시 다녀 볼까?
아니면 아르바이트라도 좀 해 볼까?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잡코리아 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력서를 등록 했다.
몇 몇 회사에서 포지션 제안이 왔다.
그리고 몇명의 헤드헌터들이 연락을 해 왔다.
전화를 받는 순간
아.. 내가 취업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전화를 받는 순간의 기분이 좋기 보다 피하고 싶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야겠구나..
무슨 아르바이트를 하지?
나이가 많아서… 써주는 곳이 있을까?
없으면 배달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나.

그때 머리 속에 하나의 영상이 지나간다.
나의 상상 만들어내는 영상이다.
최근에 챗gpt에서 1분짜리 영상을 만들어 주는 S O R A 라는 기능이 추가 됐다는데,
이런 걸 보면 내 머리가 아직은 챗 gpt보다 성능이 좋은 것 같다

내가 카페에서 음료를 팔면서
손님으로 오는 분들에게 무언가를 더 해줄 수 있을까?
기분이라도 더 좋게 만들어 줘야지~
“행운” “용기” “응원” “영감” 같은 긍정의 단어들을
진심을 담아서 음료 컵에 써 놓고
나의 마음을 함께 담아서 드려야지.
열 명의 한명이라도, 그걸로 기분이 좋아 진다면
그냥 커피 한 잔이 아니라 나는 그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주는 거겠지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장님에게도
손님에게도 조금 더 도움이 되겠지.
그런 상상을 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어서 든 생각은
정작 내 가게 할 때 그런 마음 가짐으로 좀 하지…
하나라도 더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그런 마음 가짐으로 한다면 실패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카페에서도, 쉐어하우스에서도, 꼬마 빌딩 운영에서도
그런 마음 가짐으로 했다면
그렇게 만나는 손님들이 더 많아졌다면
나의 목표에 다가 가는 그 여정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부동산 일을 아직도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일에 찌들어서 하루 하루 견디는 것 뿐이었는데…
정작 한걸음 물러서니 무엇을 했어야 하는지 보인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동산 일을 하고
부동산 일을 하고 싶다며 카페를 차리고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기는 하지만
포인트가 조금씩 엇나가있는 행동들이었다
정말로 내가 해야 하는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더 뾰족하고 날카롭게 탐구 해 봤어야 한다.
그냥 카페에서 일하는 것만 생각하니
아주 쉽게 무슨 행동을 했어야 하는지 떠올랐다.
정작 내가 그 일을 8년 동안 하고 있었음에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 했었는데 말이다.

행복을 위해서 돈이 필요하고
돈을 위해서 직장을 다녀야 하고
직장을 다닌다면서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아닌 일들을 하고
그 일로 인해서 얻은 스트레스를 푼다며 또 다른 일을 하고…
우리는 인생에서 정확히 찔러야 할 것을 찌르지 못하고
그 주변만 계속 문지르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

그래서 늘 게임에서 지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

문득 어렸을 때 친구들과 하던 게임이 생각난다.
두꺼운 티셔츠를 입고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의 젖꼭지를 정확히 찌르는 게임이다.
정확히 맞추지 못하면 턴이 다음 사람에게 넘어 간다.
친구 놈 중에 눈썰미가 좋아서
늘 한 방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젖꼭지를 정확히 찌르는 녀석이 있었다.
그 친구는 연락이 끊겨서 뭐 하고 사는 지도 모르는데…
그놈이 뭐 하고 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 게임을 잘 했던 것처럼
그녀석은 인생의 포인트도 정확하게 잘 찌르고 살고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명확하게 이것이 맞다고 판단 되기 전까지
섣불리 선택하지 않는것이 중요하다.

일단 카페 아르바이트는 시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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